소설 데미안은 어려운 책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색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오래전에 읽었을 때는 데미안 속 주인공이 데미안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싱클레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0대 꼬마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심리모습을 묘사했는데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읽힐 것이다.
싱클레어 두마음
왜 싱클레어는 두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느꼈냐면, 싱클레어는 물과 불을 함께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겁 많고 소심한 모습을 보이지만 때로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에게는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본인이 표현하기를 자신이 남다른 것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천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표현한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남다름을 우월적인 요소로 느낀 것 같다. 우리 생활로 한번 와보자. 우리가 보통 4차원, 돌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특성을 한번 찬찬히 살펴보면 그들은 매우 감성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당히 분석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MBTI로 보자면 F 특성과 T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또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기에 P 성향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복합성향을 가진 인물이 내 생각에는 싱클레어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런 특성을 가진 싱클레어를 100년 헤르만 헤세가 표현한 것이다. 너무 신기하지 않은가. 정신분석의 시작이 1800년대 중반 프로이트로부터 시작해서 융으로 이어졌다면, 헤르만헤세 역시 1800년대 후반 사람이니까 그들의 영향을 받았던 것일까. 아니면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통찰력이 만들어낸 것일까.
불과 물을 가진 사람
물이든 불이든 한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이 판단하기도 편하다. 불이라면 뜨거운 것이니까 피하게 될 것이고, 물이라면 필요에 따라서 씻을 때 이용하던지, 마실 때 사용할 수도 있다. 이렇듯 명확하게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사람들이 그를 대하는 것에도 편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불과 물이 함께 존재하는 사람이라면, 상황이 어떻게 될까? 다행히 당사자가 물과 불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서 물을 사용해야할 때 물을 사용하고, 불을 사용해야 할때 불을 사용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세상에 물과 불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신기하지 않겠는가? 고기 굽기 위해 불을 지피고 음식을 잘 익힌 다음에 물을 내보면 끄면 되니까 그 활용이 썩 괜찮다. 그렇지만 만약에 물과 불을 구분하지 못해서 고기 굽는데 물을 내보내고 불을 꺼야 하는데 불을 더하게 되면 혼돈 그 자체다. 사람들 만남에서 4차원, 미친놈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경우 때문이다. 자신이 물인지 불인 지 구분하지 못한다면 이렇듯 매우 혼란된 상황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
싱클레어 마음 읽기
자신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마음 읽기를 하려면 종이에, 또는 컴퓨터에 글로써 쓰는것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끄집어 올리는 방법으로 글쓰기처럼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정리되지 않는다면 펜을 들고 지금 마음속에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일단 마구 써놓고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것인지,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되었는지 스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것이다.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마음속에 어렴풋이 있었던 희미한 문제가 점점 더 명확하게 그 실체를 드러낼것이다. 고민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노화만 더 빨리 진행될 뿐이다. 당장 고민을 펜을 들어써보자. 소설 데미안을 매우 조금씩 읽으면서 느낀점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고전이 왜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리는지 조금 알 수 있었다. 싱클레어 마음읽기를 통해서 내 마음이 어떤 곳을 향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소설 데미안을 인생책이 되어간다.